도로가 사라진다? 우븐 시티 모빌리티 시스템의 진화
우븐 시티는 도시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실험장이자 기술 테스트 플랫폼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영역이 바로 ‘도로’와 ‘이동수단’, 즉 모빌리티 시스템입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교통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구조가 도입되는 만큼, 그 차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도시가 왜 ‘미래도시’라 불리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도로는 사라지는 게 아니라, 분리된다
우븐 시티의 교통 시스템은 기존 도시와 가장 극명하게 다른 부분입니다. 보통의 도시는 보행자와 차량, 자전거 등이 뒤섞여 다니지만, 이곳은 도시 설계 자체가 ‘완전 분리’를 목표로 합니다. 보행자 전용 도로, 자율주행차 전용 도로, 물류 로봇 전용 도로. 이렇게 세 가지 구역이 철저히 나뉘어 있습니다. 덕분에 사고 위험은 크게 줄어들고, 모든 이동 흐름이 효율적으로 운영됩니다. 특히 도요타는 사람과 기계가 섞여 다닐 때 발생하는 갈등과 리스크를 기술이 아닌 ‘도시 구조’로 해결하려는 방식을 선택한 것입니다.
자율주행의 기본 단위, e-Palette
우븐 시티에서 활용되는 핵심 이동 수단은 도요타가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전기차 ‘e-Palette’입니다. 이 차량은 단순한 택시나 셔틀이 아닙니다. 도시 전체의 서비스 구조를 바꿔줄 수 있는 ‘이동형 플랫폼’이라는 개념이 더 정확합니다. 예를 들어, e-Palette 한 대가 아침에는 공유 오피스, 오후에는 헬스케어 진료소, 밤에는 이동형 편의점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내부 구조가 유연하게 조정되기 때문에 다양한 서비스가 자율적으로 도시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는 구조입니다.
이동 경로는 사람이 아니라 도시가 제어한다
이동의 주체도 달라집니다. 전통적인 교통 시스템에서는 사람이 목적지를 입력하고, 도로 상황을 판단해 움직이지만 우븐 시티는 도시 자체가 모든 교통 흐름을 통합 관리합니다. 자율주행차들은 도로 위를 ‘주행’하는 게 아니라, 센서와 AI가 구성한 경로 위를 ‘흐름처럼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이 시스템을 통해 불필요한 정차나 정체 없이, 에너지 효율까지 극대화할 수 있게 됩니다. 모든 자율주행 수단은 도심 내 데이터 허브와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도시 상태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입니다.
주차장은 어디에 있을까?
흥미로운 점은 우븐 시티에는 우리가 아는 전통적인 ‘주차장’이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의 차량은 끊임없이 순환하거나, 지하 자동화 공간에 보관됩니다. 개인 차량 소유 개념도 줄어들고, 도시는 공유형 자율주행차 중심으로 운영되며, 이는 도시 공간 활용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덕분에 도로는 더 이상 자동차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 공간으로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물류는 로봇이 담당한다
우븐 시티의 또 다른 핵심 축은 물류입니다. 식자재 배송, 쓰레기 수거, 우편 운송 등 대부분의 도시 내 물류는 지하 전용 물류 통로를 통해 자동화 로봇이 담당하게 됩니다. 이 구역은 사람의 출입이 제한된 공간으로, 오로지 효율성과 안전성을 위한 자동화 기술이 집중된 구조입니다.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시는 더 조용하고 깔끔하게 유지되며, 일상의 피로도를 낮춰주는 구조가 됩니다.
도시를 ‘이동 수단’으로 본다는 것
우븐 시티의 모빌리티 시스템은 단순히 차량을 바꾸는 게 아닙니다. 도시의 본질을 ‘이동’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사람, 사물, 정보가 정체되지 않고 흐르는 구조. 그것이 바로 이 도시가 지향하는 모빌리티의 미래입니다. 자동차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도로가 사라지고, 주차장이 필요 없어지고, 사람과 기술이 충돌 없이 공존할 수 있도록 도시가 스스로 움직이게 되는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모든 우븐 시티 기술이 던지는 메시지를 한국 현실과 비교해보겠습니다. 한국에도 이런 도시가 생긴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그리고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우븐 시티: 도요타가 만드는 미래도시의 모든 것! 5부작 시리즈
[1부: 도요타가 진짜 도시를 짓는다고? 우븐 시티, 상상 그 이상]
[2부: 우븐 시티 안엔 뭐가 있을까? 로봇, AI, 자율주행의 총집합]
[3부: 여기 살아볼 사람? 우븐 시티 입주 조건과 내부 시스템 공개]
[4부: 도로가 사라진다? 우븐 시티 모빌리티 시스템의 진화] (현재글)
[5부: 한국에도 이런 도시 생긴다고? 우븐 시티가 던지는 충격의 미래]